♡강산愛♡/산길을 벗 삼아
입암산의 만추홍엽
아라비카노
2014. 11. 6. 20:04
가을날 / 릴케
주여, 때가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녁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 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를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메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