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쉼터♡/전라도

해남 대흥사 입구에 있는 유선관에서 전통한옥 여관의 정취를 느끼다.

아라비카노 2014. 12. 19. 09:41

 

 

遊仙館은 영화 서편제나 장군의 아들 그리고 TV 1박 2일에 소개되어

해남에 가면 누구나 하룻밤 유하고 싶은 전통한옥 여관이다.

유선관을 예약한 손님은 입장료와 주차비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원래는 대흥사를 찾는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을 위한 객사였다고 한다.

 

해질 무렵 유선관에 도착하니 눈이 내리고 있다.

유선관에서 하룻밤 묵을 방은 동백꽃방이다.

온돌방으로 되어있으며 이브자리가 가지런하게 놓여있을 뿐,

전자제품(TV, 헤어드라이기, 냉장고 등)은 아무 것도 없다.

마루 한쪽에 수건을 담아놓은 상자가 있어 필요한 만큼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

그곳에 커피 자판기와 정수기도 있다.

 

저녁식사 시간은 6시로 예약한 손님만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차려진 상을 직접 방 안까지 가져다 주신다.

17첩 반상의 맛깔스런 한정식이다.

 

경상도에서 오신 듯한 손님들은 주저리주러리 얘기가 끊이질 않고

밤새 눈은 내리고

온돌방 바닥은 뜨겁다.

새벽녘 어느 방에선가 알람소리가 요란하여 잠이 깼다.

 

다음날 유선관 뒤뜰에서 바라본 눈 쌓인 아침 풍광

내심 자고 일어나면 이런 풍경이었음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실로 얼마만에 맞이하는 아침인가!

다시 내 안의 동심이 꿈틀댄다.

이젠 함부로 끄집어 내서는 안 되는데

잘못 끄집어 냈다간 주책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만

거침없이  아홉 살 어린애의 마음으로

눈길을 걷는다.

 

이런 풍광을 보고도 동심이 발동하지 않을 이 뉘일까?

 

 

 

 

눈이 내리는 계곡

 

 

눈 쌓인 담장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 어디를 봐도 아름답다.

 

 

 

 

겨우살이

 

 

좀 더 가까이

 

바라보는

 

나가야 할

 

칼라에서 흑백으로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을 하였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라면 무지 불편하겠지만

편안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소 불편함이 따르는 옛스러움의 색다른 맛이

오감에 신선한 자극을 안겨준다.

"생각의 발로"라고나 할까?

풍료로운 하룻밤을 보낸 날~